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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㊼] 참 기특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2021. 01. 27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은 올해 총 8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은 올해 총 8만명에게 혜택을 제공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21년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활기찬 새해인사를 건네기엔 마음이 무겁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씁쓸한 연말연시는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코로나19로 막을 내린 2020년, 그리고 코로나19로 시작된 2021년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도 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고 새해도 돌아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또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이 있기 마련이죠. 부디 올해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가 끝나고 새로운 시작에 나설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 농가 판로확대 고민이 임신·출산 가정 지원으로

오늘은 최근 임신·출산 가정들을 분주하게 만들었던, ‘핫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합니다. 바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입니다. 아마 고개를 끄덕이는 분도,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는 분도, “그게 뭐지?”하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은 최근 아이를 출산했거나 현재 임신 중인 가정에 친환경농산물 구매를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지원대상은 지난해 1월 1일 이후 출생한 자녀가 있거나 현재 임신 중인 가정이고요. 거주 중인 지역에서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 선착순 접수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서울과 대전·경기·충남·충북·전북·전남·경북·경남·강원·제주 등 11개 지역에서 진행된다고 하네요. 올해 총 지원 가정은 8만가정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줄까요? 우선, 가정 당 지원규모는 연간 총 48만원입니다. 각 지역별로 해당되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각종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데, 총 구매금액에서 20%만 자부담하면 됩니다. 

만약 4만원어치를 구매했다면, 3만2,000원은 지원금으로 결제하고 나머지 8,000원만 부담하면 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연간 60만원어치의 친환경농산물을 구입하면서 12만원만 부담하고, 48만원을 지원받게 되는 겁니다.

이 사업은 올해로 시범 운영 2년차입니다. 지난해에는 더 적은 지역에서 진행됐는데, 워낙 요긴한 혜택이다 보니 입소문이 금세 퍼졌습니다. 덕분에 올해는 선착순 경쟁이 무척 치열했던 것으로 압니다.

저희도 지난해 시범운영 확대로 운 좋게 이 지원사업의 혜택을 볼 수 있었는데요. 질 좋고 믿을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하면서 비용부담을 덜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배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티로폼을 다음 배송 때 회수해가는 것도 또 다른 의미의 작은 친환경 실천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습니다.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기특한 점이 더 많습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임신·출산 가정이 질 좋은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1석 2조’의 역할을 하는데요. 

또 다른 역할은 바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에게 판로를 확보해주는 것입니다. 올해만 해도 이 사업으로 연간 최대 480억원어치의 친환경농산물이 판매될 수 있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할 나위 없는 친환경농산물 홍보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저희 역시 이전에는 잘 몰라서, 혹은 막연한 비용부담 때문에 손길이 잘 가지 않던 친환경농산물들이 있었는데요. 지원사업을 통해 부담 없이 이용하게 되면서 그 장점을 확실히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지원사업이 끝난 뒤에도 한 번씩 주문하는 친환경농산물이 생겼죠.

그런데 이 사업은 탄생 배경도 특별합니다. ‘국민참여예산’이란 제도를 통해 전격 도입된 사업인데요. 

국민참여예산은 기획재정부가 2018년부터 본격 운영해오고 있는 것으로, 국민이 직접 예산사업을 제안하거나 재정관련 주요 현안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바로 이 국민참여예산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에 대한 제안이 있었고, 너무나도 좋은 아이디어였기에 즉각 실행에 옮겨지게 됐습니다. 이후 뜨거운 반응 속에 순항을 이어가고 있죠.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아이디어가 다름 아닌 농가 쪽에서 제안됐다는 것입니다. 누구보다 판로 확대가 절실하고 현장 상황을 잘 아는 당사자들이 곧장 실행에 옮길 수 있고 공적인 효과가 큰 아이디어를 제안한 거죠. 아마 저출산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이러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농가의 판로확대 고민이 임신·출산 가정에게 소중한 혜택을 안겨주는 나비효과로 이어진 셈입니다. 

이러한 효과는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과 지혜와 경험을 모으다보면 같은 돈을 쓰면서도 더 큰 효과를 내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이 나오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