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0 06:58
[수사청 갈등] ‘제2의 윤석열 사태’ 재연되나
[수사청 갈등] ‘제2의 윤석열 사태’ 재연되나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1.03.02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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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대해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또다시 여권과의 갈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대해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또다시 여권과의 갈등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 추진에 대해 사퇴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지난해 벌어졌던 ‘제2의 윤석열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시즌2’ 일환으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른바 ‘검수완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검찰개혁특위를 구성해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범죄 수사기능까지 수사청에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은 수사청 관련 법안을 3월 발의해 6월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2일 보도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은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며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검찰이 밉고 검찰총장이 미워서 추진되는 일을 무슨 재주로 대응하겠나. 검찰이 필요하다면 국회에 가서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국회와 접촉면을 넓힌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면서 “국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여론에 호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총장이 수사청 설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윤 총장이 언론 인터뷰 형식으로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검찰청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수사청 설치와 관련한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취합한 뒤 윤 총장이 추가 입장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 총장이 오는 3일 예정된 대구고검·지검 방문에서 추가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불쾌감을 표출하면서도 강경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추진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불쾌감을 표출하면서도 강경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 윤석열, 다시 여권과 ‘대척점

윤 총장이 총장직 사퇴까지 언급하며 수사청 설치를 막기 위한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에 따른 정치적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연말‧연초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추미애 전 장관이 지난 1월 사퇴하면서 갈등 구도가 사라졌고, 이로 인해 언론 노출 빈도가 떨어지면서 대선주자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기가 7월까지인 윤 총장이 수사청 설치 문제를 고리로 다시 여권과 대척점에 서면서 존재감 부각시키에 나선 모양새다. 퇴임 후 정치 행보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윤 총장을 적극 두둔하며 대여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내고 윤 총장의 언급에 대해 “정권과 검찰과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라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시스템을 국회의 거수기들을 이용해 갈아엎으려는 시도에 대한 저항”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거라는 윤석열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여권은 이번 일이 ‘제2의 윤석열 사태’로 비화될 경우 4월 재보궐선거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과거 ‘윤석열 때리기’가 그의 ‘몸집’만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었던 만큼 강경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의견을 두루 종합해 입법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고 저 역시 틈나는 대로 현장 행정의 일환으로 일선 의견을 듣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라는 말을 (드린다)”면서 “저는 언제나 열려 있고 (윤 총장을) 만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이해를 못한 부분이 있으면 검찰과도 잘 이야기를 해서 이해를 시키겠다”며 직접적 대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불쾌감이 여실히 표출되고 있다.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기를 4개월 남긴 검찰총장의 말씀”이라며 “국회의 역할은 충실히 진행할 것이다. 수사권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와 공정한 검찰, 국민을 위한 검찰을 만드는 과정을 충실히 입법과제로 준비하겠다”고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강조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인 김남국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명운을 건다는 게 얼마나 의미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검찰총장이 책임을 져야 할 국면들이 많았는데 당시에는 하나도 책임지고 있지 않다가 임기를 불과 몇 개월 남겨놓고 직을 건다고 하면 그건 우스운 일”이라고 윤 총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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