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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리는 소형 전기차… 애매한 상품성 어쩌나
안 팔리는 소형 전기차… 애매한 상품성 어쩌나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10.04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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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울EV는 단종, 볼트·조에 근근이 연명 중… 니로EV 그나마 선방
단순 크기·가격 문제 아니야… 경차 캐스퍼도 사전계약 2만대 넘어
쉐보레, SUV 열풍에 볼트EUV 출시… 르노 메간 E-테크 출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를 꺾은 전기차 조에를 국내에 들여왔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상반기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를 꺾은 전기차 르노 조에를 국내에 들여왔으나 판매실적은 신통치 않다. / 르노삼성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가 하나둘씩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판매 중인 소형 전기차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판매대수가 저조한 상황이라 상품성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전기차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니로EV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 △쉐보레 볼트EV·EUV △르노 조에 △테슬라 S·3·Y △메르세데스-벤츠 EQA·EQC △BMW i3 △아우디 e-트론·e-트론 스포트백 △푸조 e-208·e-2008 △DS 3 크로스백 E-텐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판매가 꾸준히 이뤄지는 모델은 국산 중에서 아이오닉5·EV6에 불과하며, 수입 모델 중에는 테슬라 차량이 유일하다. 다른 수입 전기차는 대부분 출시 초기 초도물량만 본사로부터 공급받아 판매를 했을 뿐, 추가 물량 도입이 늦어지면서 일회성 판매에 그친 실정이다.

일회성 판매 수입 전기차를 제외하면 결국 국내에서 판매를 이어오는 모델은 현대차와 기아, 쉐보레, 르노, 테슬라의 전기차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전기차는 대부분이 준중형이나 중형 모델이다.

전기차의 수요가 적지는 않다. 아이오닉5는 지난 4월 중순쯤 출시된 후 지난 8월 이미 국내 누적 판매대수 1만대를 넘어섰고, 지난달까지 5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총 1만5,467대가 판매됐다. EV6는 지난 8월 출시 후 두 달 동안 4,564대가 판매됐다. 테슬라도 지난 8월까지 1만4,0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소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EV와 르노 조에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신세다. 또 기아 쏘울EV는 지난해 연간 판매 298대를 기록해 판매부진 및 니로EV와 간섭 등의 이유로 올해 초 단종이 결정됐다.

쉐보레 전기차 볼트EV가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새롭게 돌아왔다. / 한국지엠

소형 전기차 중 기아 니로EV는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판매대수가 6,120대로, 종종 월 판매 대수가 1,000대 이상을 기록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에 반해 동기간 쉐보레 볼트EV 실적은 1,016대, 르노 조에는 685대에 불과하다.

이러한 소형 전기차의 판매 부진이 단순히 작은 크기와 가격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예시로 최근에 출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현대차 캐스퍼는 출고가가 2,000만원에 달하는 경차임에도 사전계약 대수가 첫날에만 1만8,000여대 이상에 달했고, 누적 사전계약은 2만건을 돌파했다. 작은 차량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판매가 부진한 소형 전기차 쉐보레 볼트EV와 르노 조에는 해치백 형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해치백은 적재함과 실내 공간이 세단이나 SUV 대비 협소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가 없는 차종이다. 이는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기에는 다소 부적합하고 소비자들의 니즈와도 거리를 보인다. 그럼에도 쉐보레와 르노삼성은 국내에 해치백 형태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두 모델은 최대 주행가능 거리에서도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가 400㎞ 중·후반대를 기록하는 것에 비해 다소 저조한 성능을 보인다. 그나마 쉐보레 볼트EV는 414㎞(저온 273㎞) 수준을 달성했으나, 르노 조에는 해치백이라는 형태와 함께 최대 주행거리마저 309㎞(저온 236㎞)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두 모델은 전기차에 적용되는 국고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더라도 실 구매가격이 서울 기준 △쉐보레 볼트EV 3,400만원 △르노 조에 3,118만원∼3,518만원 수준이다. 충분히 준중형 이상의 SUV를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쉐보레는 한국 시장에 볼트EV의 상품성을 높인 SUV 모델 볼트EUV를 출시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한국지엠

쉐보레는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볼트EV의 상품성을 개선한 SUV 모델인 볼트EUV를 지난 8월 중순 국내에 출시하고 사전계약을 실시했다. 볼트EUV는 SUV 모델인 만큼 기존의 볼트EV보다 실내 공간이 넓어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출고 가격은 볼트EV보다 약 350만원 정도 높게 설정됐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03㎞(저온 279㎞) 수준으로, 크기를 키우면서도 전비 손실을 최소화한 모습이다.

쉐보레는 최근 볼트EV와 볼트EUV의 배터리 문제로 인해 지난달 차량 출고가 지연된 바 있으나, 현재는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 판매에 다시 돌입했다. 올해는 전기차에 대한 지자체 보조금이 일부 지역에서 이미 모두 소진된 상황이라 볼트EUV의 활약은 내년 초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르노삼성 측은 현재 르노 조에 외 전기차는 트위지를 판매하고 있을 뿐 다른 신차 도입과 관련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는 상황이다. 르노 조에가 유럽 시장에서는 2012년 첫 출시 이후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르노삼성은 한국 시장에서 내연기관 모델 판매는 이미 쉐보레에게 3위 자리를 내줬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은 전기차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르노삼성이 전기차 시장에서도 후발주자로 시작하게 되면 점유율 확대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가 유럽시장에 순수 전기차 메간 E-테크의 출시를 확정했다. 르노 메간 E-테크는 기존의 해치백 형태의 메간에서 벗어나 크로스오버 형태를 갖췄다. / 르노

르노의 새로운 전기차 출시가 늦어지는 배경에는 순수 전기차 모델이 조에 1종에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나마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인 클리오 E-테크와 캡처 E-테크 등은 하이브리드(HEV)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르노의 새로운 순수 전기차 메간 E-테크의 출시가 내년 3월로 확정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메간 E-테크는 크로스오버 형태의 SUV 모델로, 유럽시장 출시가는 2만8,000유로(약 3,860만원) 정도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행가능거리도 60㎾h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경우 유럽 테스트 기준 470㎞ 정도에 달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메간 E-테크의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어 향후 르노삼성 측의 발표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