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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의 ‘드라이빙’
[민기자의 ‘드라이빙’] 지프 80주년 체로키, 지프 감성에 편의성 더했다
2021. 10. 12 by 제갈민 기자 min-jegal@sisaweek.com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 제갈민 기자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은 미국차 특유의 튼튼한 느낌과 세련미가 느껴진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프는 미국 태생의 정통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자동차 브랜드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지프 차량에 대해 ‘불편할 것 같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오죽하면 ‘지프 감성’이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다. 그러나 이와 달리 최근 출시된 일부 지프 차량은 도심 주행에 포커스를 맞추고 다양한 편의장비를 탑재해 기존의 마니아층 외에 일반 소비자들까지 공략하고 있다.

지프는 올해 브랜드 80주년을 맞았다. 회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80주년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기자는 최근 스텔란티스코리아로부터 지프 체로키 80주년 기념 모델을 지원받아 개별시승을 진행했다. 해당 차량은 기존 체로키 차량의 2.4ℓ 리미티드 트림(AWD)을 베이스로 제작됐으며, 차량 곳곳에 지프의 80주년을 기념하는 배지가 부착해 차별화를 꾀했다.

또 체로키 모델은 지프 차량 중에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춰 운전자를 보조하고 탑승자의 거주성도 높이는 등 패밀리카의 면모도 보여줘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 제갈민 기자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후방 방향지시등은 노란색 등화를 적용해 시인성이 높다. / 제갈민 기자

◇ 체로키 “지프도 편한 차”… 전동·통풍시트부터 원격시동까지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사륜구동) 모델은 외관에서부터 기존 미국차의 투박한 이미지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차량의 전면부에는 지프의 상징인 7개의 직사각형으로 나뉜 라디에이터그릴과 볼륨감을 강조한 범퍼가 미국차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주면서도 샤프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로 포인트를 강조해 세련미를 더했다.

여기에 큼지막한 사이드미러는 미국차 특유의 느낌을 더한다. 사이드미러는 운전자가 주행 중 차로변경 및 후방을 확인할 때 사용해 안전과 직결되는 요소인데, 이를 크게 디자인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사이드미러를 크게 제작하면 차량의 미적인 부분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데, 체로키는 큰 사이즈의 사이드미러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또 측면에는 ‘CHEROKEE’ 레터링과 함께 80주년을 기념하는 배지를 부착해 한정판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휠하우스 부분의 차체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휠하우스 가드를 한 겹 덧댄 점도 포인트다.

후면에서는 미국차 중에서 드물게 방향지시등이 노란색으로 점등되는 점이 안전에 신경을 쓴 부분으로 와닿았다. 최근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차는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안전규정을 미국 현지 기준에만 충족하면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미국차의 방향지시등은 붉은색으로 점등되고, 이로 인해 방향지시등을 점등할 시 후행차량이 제동등과 혼동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기도 하는데, 체로키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노란색으로 적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 제갈민 기자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시트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이 가능하며, 리모컨으로 트렁크 개폐 및 원격 시동도 가능하다. 또 센터페시아 상단에 소지품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수납 편의성도 높였다. / 제갈민 기자

문을 열고 실내를 보면 시트가 가장 눈길을 끈다. 미국차는 일반적으로 고급차가 아닌 경우 시트 조절을 수동 레버로 조정해야 하는데, 체로키 80주년 모델에는 전동 조절 기능을 탑재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 시 선호도가 높은 통풍 및 열선시트 기능도 탑재했다. 이 기능은 운전석에만 적용된 것이 아닌 동승석까지 동일하게 탑재됐다.

통풍·열선시트 기능 탑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차량 가액이 1억원에 달함에도 기본 트림에는 통풍시트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5,000만원 미만의 차량에까지 통풍시트 기능을 탑재하는 지프는 소비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운전자뿐만 아니라 동승자까지 배려하는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시동을 걸면 시트는 운전자가 조절해둔 위치로 자동으로 움직인다. 또 운전석 도어부분에는 메모리시트 기능까지 탑재해 차량 소유주 외 타인이 운전하는 경우 시트를 조절하더라도 운전자는 이후 버튼 하나만 눌러 기존에 사용하던 시트 포지션으로 그대로 원상복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5,000만원 미만의 미국산 차량 가운데 운전자 편의기능을 이 정도로 제공하는 모델은 상당히 드물다. 유럽 브랜드 차량으로 확대해도 전동시트와 통풍·열선·메모리 기능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차량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 제갈민 기자
지프 특유의 커넥트 시스템 유커넥트는 조작이 간편하다. 다만 종종 조작버튼 설명이 영문으로 나타나는 현상(좌측 상단)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리버튼은 플라스틱을 사용해 공차중량을 줄이고 원가절감을 했으나, 차량 가격을 감안하면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은 미국차스럽다고 느껴진다. / 제갈민 기자

여기에 USB케이블을 이용해 스마트폰과 차량 1열 기어노브 앞쪽에 위치한 USB포트 및 콘솔박스 내 USB포트를 연결하면 유선으로나마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 기능을 지원한다. 미러링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에 설치된 T맵 또는 카카오내비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불편한 점은 유선 연결의 경우 종종 미러링 기능이 해제될 수 있다는 점이지만,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또한 차량 천장에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실내 개방감을 더한다. 실내 공간은 중형 SUV인 만큼 모자라지 않은 정도지만, 2열 시트가 약간 높게 설계됐기 때문인지 천장 높이가 조금 낮게 느껴진다. 2열 시트는 앞으로 눕혀 접을 수 있으며, 평탄화도 가능해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차박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트렁크 개폐도 전동식으로 작동되고, 차박을 즐길 때 차량 실내에서도 트렁크 도어를 편리하게 닫을 수 있도록 차량 좌측 후면부 실내에 닫는 버튼을 설치했다. 여기에 스마트키에 원격시동 기능까지 탑재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 부드러운 주행감, 출력 모자람 없지만… 미국차 특유 변속기 문제

시승 간 총 주행 거리는 서울에서 경남 고성까지 왕복 1,000㎞다. 고속도로 주행 간 항속 주행을 할 때는 무난한 주행 성능을 보인다. 80∼110㎞/h 전후의 속도로 달리는 중에는 엔진 회전수(rpm)도 낮게 유지하며 진동도 억제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보여준다.

110㎞/h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도 속도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계기판 속도계의 표기 형태도 한몫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체로키 차량의 계기판은 6시 방향에 0㎞/h를 나타내고, 9시 방향의 속도는 85㎞/h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속도계와는 다소 다른 형태로, 주행 중 계기판을 보더라도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만큼 주행 시 안정감이 느껴진다.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 제갈민 기자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실내 공간 및 차량 측면의 레터링과 80주년 기념 배지. / 제갈민 기자

이러한 점과 반대로 선행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급가속을 할 때는 rpm이 높게 치솟지만 가속은 다소 더디게 느껴진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미국차 특유의 미션이 문제로 보인다. 기어가 엔진 회전수나 속도에 맞춰 재깍재깍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는 것이다.

체로키 80주년 모델 리미티드에 적용된 미션은 9단 자동이 탑재됐다. 미국 자동차 브랜드에서는 승용 모델에 기어가 세분화돼 효율이 높은 9단 이상의 자동 미션을 적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쉐보레 트래버스(9단)와 포드 익스플로러(10단) 등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세분화된 고단 미션의 장점은 항속 주행 시 높은 연료효율을 보여주지만, 반대로 정체가 심한 도심지나 가감속을 반복하는 경우에는 미션이 정신을 못 차리고 적정 단수를 찾지 못하고 높은 rpm을 사용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가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모델에서도 나타났다.

미국차에 9단·10단 미션이 장착되는 이유는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할 때는 신호가 없는 구간이 존재하며, 대륙의 특성 상 항속 주행을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미션은 한국처럼 정체가 심하거나 가감속을 반복해야 하는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단점은 차량에 탑재된 주행모드 변경 기능을 활용해 조금 해소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오토·스노우·스포츠·샌드/머드 4가지로 나뉜다. 오토 모드와 스포츠 모드 간 차이는 명확하다. 오토 모드는 다소 답답한 느낌과 앞서 지적한 미션 변속 문제가 확연히 느껴지는데, 스포츠 모드를 설정해 주행하면 가속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으며, 변속 문제도 조금은 덜 느껴진다. 대신 연료소모는 더 많아 효율적인 부분에서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 / 제갈민 기자
지프 체로키 80주년 리미티드 AWD 모델의 1,000㎞ 주행 누적 평균 연비는 9.7㎞/ℓ 정도로 나타났으며, 트립 상 연비와 실제 풀 투 풀 연비는 거의 동일하다. / 제갈민 기자

차간 거리 유지 기능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과 차로 유지 보조 기능(LKA) 등 운전자 편의·주행보조 장치는 잘 작동한다. 편리한 기능이긴 하지만, 보조기능인 만큼 이러한 기능을 맹신해서는 안 되며 주행 시에는 운전자가 직접 전방 주시 및 후측방을 잘 체크해야 한다.

주행 간 편안했던 점은 요철이나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 서스펜션이 단단하지 않고 약간 부드럽게 느껴져 노면의 진동이 다소 적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게 세팅되면 안정감은 더 높지만 노면 진동을 탑승자가 그대로 느끼는 불편한 점이 존재한다. 체로키는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까지 함께 잡은 모습이다.

1,000㎞ 정도를 주행하는 동안 연비는 9.6~10.6㎞/ℓ를 기록했다.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인 점과 주행 간 연비 주행은 고속도로 구간단속에서만 이용했던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긍정적인 부분은 체로키에 장착된 스피커는 별도의 오디오 전문업체의 튜닝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중저음이 풍부한 음향을 내 프리미엄 브랜드의 사운드 시스템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점이다. 이러한 부분은 차량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