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4 04:52
“없어서 못 판다는데”… 반도체 가격 떨어지는 까닭
“없어서 못 판다는데”… 반도체 가격 떨어지는 까닭
  • 박설민 기자
  • 승인 2021.10.15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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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품귀현상으로 인해 ‘없어서 못 판다’던 반도체 DRAM의 가격이 과잉공급으로 인해 내년엔 20%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전 세계 IT업계에서 ‘없어서 못 판다’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산업 분야는 아마 ‘반도체’일 듯하다. 지난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로 자동차, 스마트폰 등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오히려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반도체 가격이 대폭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없어서 못 팔던 DRAM… 과잉 공급에 가격 20% 하락 예상

IT업계와 증권 부문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내년도 반도체, 특히 DRAM의 가격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의 IT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동안 지속됐던 DRAM 고정 가격은 강세 기간을 종료하고 올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에는 DRAM의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5~20%가량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14일 발표한 ‘2021년 9월 ICT산업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3달러였던 DRAM가격은 다음달인 4월 3.8달러로 급상승했으며, 7월 기준 4.1달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후 8월~9월까지 4.1달러로 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횡보하는 추세다.

트렌드포스 측은 이 같은 DRAM가격 하락 예상 원인을 ‘반도체 과잉공급’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품귀현상에 의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DRAM을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반도체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많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DRAM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는 것.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전체 D램 공급량은 올해 대비 17.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수요 증가율은 16.3%에 그쳐 공급량 증가에 비해 수요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DRAM 공급 증가율 예상치는 19.6%였다. SK하이닉스도 17.7%의 공급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시장 수요 증가율 16.3%를 상회했다.

트렌드포스는 “DRAM 소비의 세 가지 가장 큰 원천을 구성하는 스마트폰, 서버 및 노트북 컴퓨터 부문 모두 올해 엄청난 성장을 보였다”며 “이에 따라 2022년에 이들 제품의 생산 및 출하에 따른 DRAM 소비의 큰 성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게다가 위탁생산(OEM) 및 제조자 개발생산(ODM)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DRAM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부품 부족은 다양한 산업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DRAM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 때문에 2022년 DRAM의 수요는 16.3%에 그쳐 공급량에 뒤처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DRAM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서 삼성전자도 주가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며, 올해 연말엔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 DARM 가격 하락에 삼성전자 주가도 ‘Down’… 증권가 “가격 하락 단기적일 것”

이 같은 DRAM 가격 하락 예상에 국내 반도체 업계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 아래로 떨어져 ‘6만 전자’가 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15일 오후 2시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대로 회복된 상태다. 다만 한때 ‘10만 전자’를 언제 돌파하냐‘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이다.

증권가 전문가들 역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직전 10만원에서 9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 둔화 리스크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 까지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인플레 궤적도 파월의 예상과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환율과 금리는 다시 불안해지고 스태그플레이션 논란도 싹트고 있어 실적 추정치 조정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9만3,000원으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DRAM 가격 하락은 단기 조정 수준일 것이며,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역시 이를 선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 박성순 애널리스트는 9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당사에서는 이번 가격 약세가 지난해 3분기~4분기와 같은 단기적인 조정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2018년 다운사이클에 진입하던 분기의 DRAM 재고는 4주 수준이었던 반면, 이번 DRAM 재고 수준은 1주 수준으로 굉장히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11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하지만 투자의견에 대해선 ‘구매’를 유지한다”며 “현주가는 DRAM 가격 하락을 선반영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DRAM 가격 하락도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이주가의 하방도 지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에 대한 가시성이 구체화되는 올해 연말에 추세적 주가 상승을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