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12:44
김장연 회장 물러난 삼화페인트, 수익성 악화 ‘공교로운 타이밍’
김장연 회장 물러난 삼화페인트, 수익성 악화 ‘공교로운 타이밍’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2.01.2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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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2세 김장연 회장이 이끄는 삼화페인트공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오너일가 2세 김장연 회장이 이끄는 삼화페인트공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들어 꾸준한 외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삼화페인트공업(이하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실적에 변화가 포착됐다. 매출은 6,000억원대를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모습이다. 무엇보다 삼화페인트는 공교로운 시점에 아쉬운 실적을 남기게 됐다.

◇ 매출 증가에도 급격히 감소한 영업이익… 수익성 ‘빨간불’

1946년 창립한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창립 75주년을 맞는 등 국내 도료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엔 도료업계 전반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4년과 2015년 5,000억원을 돌파했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2016년 4,821억원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2017년 4,881억원 △2018년 5,242억원 △2019년 5,402억원 △2020년 5,517억원의 흐름을 이어간 바 있다.

또한 삼화페인트는 최근 발표된 지난해 잠정 매출액 역시 6,000억원을 훌쩍 넘는 6,31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진 모습이다. 삼화페인트의 이 같은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수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실적엔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급격히 악화된 수익성 때문이다. 삼화페인트는 △2013년 434억원 △2014년 458억원 △2015년 316억원이었던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이 △2016년 188억원 △2017년 87억원 △2018년 78억원으로 떨어졌지만, △2019년 112억원 △2020년 150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8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2021년 기록한 영업이익의 5.4%에 불과하다.

아울러 줄곧 이어져온 당기순이익 행진도 적자전환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손실은 24억원이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삼화페인트 측은 업계 전반에 드리운 원가 부담 가중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원가률이 치솟았다는 것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수입 원재료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보니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화페인트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보면, 5가지 원자재 품목의 가격이 모두 뚜렷하게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외부요인에 따른 삼화페인트의 실적 악화는 시기적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공교롭게도 오너일가 2세 김장연 회장이 27년 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자마자 실적이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공동창업주 고(故) 김복규 회장의 장남인 김장연 회장은 또 다른 공동창업주 고(故) 윤희중 회장의 장남 고(故) 윤석영 전 사장과 함께 2세 경영을 이어간 바 있다. 하지만 고 윤석영 전 사장은 병환으로 2008년 사망했고, 이를 전후로 김장연 회장이 삼화페인트를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고 윤석영 전 사장 측 유가족과 갈등 및 분쟁을 빚기도 했지만, 경영권을 지켜내는데 성공한 김장연 회장은 2018년 2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위상을 다졌다.

그런데 지난해 3월 김장연 회장은 돌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임기가 1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것이다. 1994년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무려 27년 만의 사임이었다. 

이에 삼화페인트는 완전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기존에 김장연 회장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형성해왔던 오진수 사장이 새롭게 선임된 류기붕 대표이사와 전문경영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각 부문별 전문성 강화를 위한 차원이며 그 외 다른 배경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뜻밖의 시점에 단행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이어진 실적 악화는 삼화페인트의 향후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김장연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는 물론 3세 승계 등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장연 회장의 장녀인 김현정 상무는 2019년 9월 삼화페인트 전략지원실 상무로 입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