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12:34
‘아빠 찬스’로 900억 돈방석… 클래시스 매각의 이면
‘아빠 찬스’로 900억 돈방석… 클래시스 매각의 이면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2.01.28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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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재 클래시스 대표 일가가 회사를 매각해 약 6,700억원의 현금을 거머쥐었다. 특히 정성재 대표의 두 미정년자 자녀들에게는 각각 748억원이 향하게 됐다.
정성재 클래시스 대표 일가가 회사를 매각해 약 6,700억원의 현금을 거머쥐었다. 특히 정성재 대표의 두 미정년자 자녀들에게는 각각 748억원이 향하게 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미용·의료기기 전문기업이자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강소기업인 클래시스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된다. 피부과 전문의 출신으로 2007년 클래시스를 설립한 정성재 대표의 성공신화가 잭팟을 터뜨린 모습이다. 다만, 그 이면에 ‘주식금수저’가 자리잡고 있는 점은 씁쓸함을 남긴다.

◇ ‘잭팟 엑시트’로 748억 거머쥔 미성년자들

클래시스는 지난 27일, 창업주 정성재 대표 및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60.84%를 ‘BCPE Centur Investments, LP’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2007년 클래시스를 설립한 피부과 전문의 출신 정성재 대표가 15년 만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다. 매도 금액은 주당 1만7,000원으로, 총 6,699억2,000억원에 달한다. 정성재 대표 입장에선 잭팟을 터뜨리며 엑시트(투자회수)를 하게 됐다.

미용·의료기기 전문기업인 클래시스는 병원용 브랜드 클래시스와 에스테틱샵용 브랜드 클루덤, 화장품 브랜드 스케덤을 운영 중이며, 대표 제품으로는 집속초음파 기술을 활용한 피부 리프팅기기 슈링크가 있다. 

클래시스는 2017년 12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KTB기업인수목적2호’와의 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8년 474억원이었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2019년 811억원, 2020년 764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752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1,200억원 정도였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1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클래시스를 품는 ‘BCPE Centur Investments, LP’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베인캐피탈의 특수목적 법인이다. 베인캐피탈은 앞서 국내 미용부문 기업에 투자에 연이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사 카버코리아를 2016년 4,300억원에 인수해 이듬해 3조500억원을 받고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로 매각했고, 2017년 9,274억원에 인수한 국내 보톨리움 톡신업체 휴젤 역시 이듬해 1조4,995억원에 매각했다.

이렇듯 이번 클래시스 매각은 의미 있는 성공사례로 남고 있다. 아울러 새 주인을 맞은 클래시스의 향후 행보 또한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는다.

하지만 화려한 엑시트의 이면엔 ‘주식금수저’의 존재가 씁쓸함을 남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정성재 대표 일가가 약 6,7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손에 넣게 된 가운데, 이 중엔 미성년자 자녀들도 포함돼있다. 정성재 대표의 두 자녀가 그 주인공이다. 2004년생, 2006년생인 이들은 제각기 440만주(6.8%)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으며, 이를 모두 매각해 748억원씩 거머쥐게 됐다.

뿐만 아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2월에도 지분 1.7%에 해당하는 109만7,307주를 시간외매매로 해외 및 국내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해 각각 169억2,200여만원을 현금화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회사 매각까지 더해지면서 클래시스 지분으로만 한 명당 917억2,200여만원이란 막대한 자산을 쌓게 된 모습이다.

정성재 대표의 두 자녀는 클래시스가 비상장사 시절이던 때부터 10%에 해당하는 10만주의 주식을 보유 중이었으며, 이는 합병을 통한 상장을 거쳐 549만7,307주(8.87%)의 ‘코스닥 상장사’ 클래시스 주식으로 탈바꿈했다. 

이들이 비상장사 시절 클래시스 주식 확보에 얼마의 자금을 투입했는지는 확인이 어렵다. 다만, 클래시스는 2017년 상장 당시 1,2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이 각각 보유 중이던 10%의 지분은 120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를 기준으로 해도 불과 5년 사이에 자산이 7.5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처음 비상장사 주식을 취득했을 때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이들의 자산 형성 및 확대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확보해둔 주식을 기반으로 자산을 불리며 증여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를 본 보게 된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이들이 거머쥔 막대한 자산은 본인 스스로의 능력이나 역량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사실상 ‘아빠 찬스’에 해당한다. 또한 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반 서민 및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이란 시대정신에 걸맞지 않을 뿐 아니라, 소위 ‘수저계급론’이라 일컬어지는 현 시대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