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30 22:19
재무제표에 붙는 두 가지 물음표…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씁쓸한 현실’
재무제표에 붙는 두 가지 물음표…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씁쓸한 현실’
  • 권정두 기자
  • 승인 2022.08.10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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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연속 영업손실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본사 지원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6년 연속 영업손실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본사 지원에 의존해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출가스 조작파문에서 비롯된 폭스바겐그룹코리아(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실적 잔혹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본사 차원의 자금 수혈에 기대 간신히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안일한 대응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실적이 언제쯤 정상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6년 연속 적자 행진… 본사 지원 ‘잡이익’으로 버티기

지난 6월 말 공시된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감사보고서 상 재무제표는 크게 두 가지 지점이 눈길을 잡아끈다.

먼저, 적자 실적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지난해 2조1,69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639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겼다.

동종업계에선 이례적인 영업손실이다.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 법인은 본사로부터 자동차 및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하고, 마케팅 및 A/S를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별도의 생산·제조 없이 본사의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고, 단가가 높은 자동차라는 구조 및 특성상 영업손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국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영업이익 흑자 기조는 꾸준히 유지 중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측은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부담을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2조1,691억원의 매출액과 2조422억원의 매출원가를 기록해 매출총이익이 1,269억원이었다. 그런데 판관비로 1,908억원을 지출하면서 영업손익이 63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영업손실 행진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2016년 2,261억원 △2017년 641억원 △2018년 632억원 △2019년 369억원 △2020년 191억원 △2021년 639억원) 지속되고 있다. 

2016년은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이른바 ‘배출가스 조작파문’으로 사상 초유의 판매중단 사태를 마주했던 때다. 당시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이 드러나 전 세계적으로 큰 파문에 휩싸였으며, 특히 국내에서는 안일한 대응을 이어가다 사상 초유의 판매중단 사태를 초래한 바 있다. 

즉,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영업손실 행진은 배출가스 조작파문의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판매중단 사태를 수습하고, 모든 판매모델의 인증 절차를 새로 밟는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수익구조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측은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브랜드 경쟁력 회복, 딜러 네트워크의 모멘텀 확보, 고용유지 등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한국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며 “그 결과 2021년 한해에만 81종의 모델을 출시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고, 이에 따른 판관비 지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와 같은 경영 정상화까지는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재무제표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지점은 지속된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익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판매중단 사태 첫해인 2016년을 제외하고 쭉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이 역시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사업영역 및 구조를 고려했을 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심지어 당기순이익을 고스란히 배당금으로 배정해 모두 본사로 보내기도 했다. 

비밀은 기타수익 중 ‘잡이익’에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지난해 931억원의 기타수익을 기록했다. 기타수익은 외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 잡이익 등으로 이뤄지는데, 이 중 대부분은 잡이익이었다. 6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1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잡이익 때문이다. 

잡이익은 딱히 적용시킬 회계항목이 없는, 말 그대로 자질구레한 이익을 의미한다. 보통은 그 규모가 작기 때문에 큰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없다. 그런데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경우 그 규모가 1,000억원에 육박할 뿐 아니라, 당기순손익 흑자 유지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에 따르면, 이 같은 잡이익 항목엔 본사 차원의 지원금이 반영되고 있다. 잡이익을 사실상 본사 지원금으로 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판매중단 사태 이후 극심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그 특성상 유보자금이 넉넉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본사의 지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측은 “폭스바겐그룹 본사에게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며 “그런 만큼,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본사의 재정적 지원을 기반으로 지난 수년에 걸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변화를 이행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핵심인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2년여 전부터 판매실적 및 시장 내 입지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흑자 수익구조 및 자생력을 확보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상 궤도’를 되찾기까진 여전히 갈 길이 먼 모습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역시 “재정적으로 자립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앞으로도 산하 브랜드들의 경쟁력 있는 다양한 신차 출시, 고객 서비스 향상, 전동화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해 고객신뢰를 회복하고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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