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5 21:25
윤석열 대통령, ‘정치인 사면’ 단행하지 않은 이유
윤석열 대통령, ‘정치인 사면’ 단행하지 않은 이유
  • 서예진 기자
  • 승인 2022.08.12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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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8·15 광복절을 앞두고 첫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사면이 가시화됐을 무렵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을 예상했지만, 이날 발표된 사면 대상자 명단에는 정치인은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은 포함됐다. 통상 사면은 ‘사회통합’을 이유로 이뤄지는데 정치인이 배제된 이유가 무엇일까. 

◇ “사면, 민생·경제회복에 중점”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번 사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부회장 등 특별사면 대상자 1,693명을 발표했다. 건설업, 자가용화물차·여객운송업, 공인중개업, 생계형 어업인 어업면허·허가,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59만 3,509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와 모범수 649에 대한 가석방도 단행한다.

사면 대상자로 오른 이 부회장은 형기가 만료됐지만 5년 간 취업 제한 등의 규정이 있었기에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복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집행유예 기간 중인 신 회장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이 함께 이뤄진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치인은 이번 사면 명단에서 빠졌다. 통상적으로 특별사면을 실시할 때는 ‘국민통합’을 이유로 정치인을 사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해 말 단행된 2022년 특별사면 대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했다. ‘국민통합’을 위한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정치인 사면이 제외된 것에 대해 이날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며 “지금 전세계적으로 경제의 불안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이 민생이다. 민생은 정부도 챙겨야하지만 경제가 활발히 돌아갈 때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거기에 방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도 “이번 사면을 통해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로 어려운 서민들의 민생을 안정시키고,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비롯해서 서민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기회와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며 “정부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 부문의 긴축과 지출구조조정, 그리고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재정 여력으로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두텁게 지원할 것”고 강조했다. 

◇ 여론 신경 쓴 ‘경제 회복 기조’… 여당 일각 불만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시간문제’라는 추측이 다수 나온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국민의힘의 권성동 원내대표나 장제원 의원은 친이계(친이명박계)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들과의 접점이 많았다. 이에 당선인 시절에도 윤 대통령 측에서 문 전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당시 당선인)은 문 전 대통령에게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지 않았고,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광복절 특사일 것으로 관측됐다. 사실상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것으로 보고 있었던 상황이다. 또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등 정치인 사면에 대해 ‘국민통합’ 관점에서 막판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치인 사면에 대한 여론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고,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윤석열 정부가 강행하는 것은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국민통합’이라는 관점보다는 ‘경제 회복’을 기조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고물가 등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인 만큼 여론 환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인 사면 배제가 중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이었는지는 미지수다. 여당 소속 지자체장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면은 정치의 잣대로 하는 국정 이벤트 행사인데 검찰의 잣대로 한 이번 8·15 특사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밋밋한 실무형 사면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0일에도 ‘정치인 사면’을 주장한 바 있다. 

야당은 이 전 부회장과 신 회장 등 기업인 사면을 공격하면서 정치인을 포함시키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할 때 정치인을 포함시키는게 관례였다. 유독 정치인만 제외하는 게 타당한가. 유감이다”라고 했고, 박홍근 원내대표도 “전례없는 경제인에 대한 말 그대로 ‘특별한 사면’을 해준 경우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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