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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종
[단독] CU, 상생안 두고 점주들 편 가르기?... 커뮤니티서 험담도
2017. 12. 12 by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편의점 업계 1위 CU의 상생안을 둘러싼 본사 측과 점주들의 갈등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 직원들이 가맹점 지원안(이하 상생안)을 반대하는 점주들을 비난하는 온라인 대화가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사측이 점주들을 상대로 상생안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반대하는 점주들이 마치 동의를 한 것처럼 회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BGF리테일, ‘착한 점주’ ‘나쁜 점주’ 편 가르기?

CU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8일 정기 총회를 열고 ‘밀실 협약’ 의혹을 받고 있는 상생협약을 폐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본사 측은 “반대하는 점포는 지원하지 않겠다”며 전국 점주들을 상대로 상생안 동의서를 받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일부 본사 직원들이 반대 입장의 점주들을 험담하는 대화글이 퍼지면서 상생안과 관련한 진정성 논란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시사위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BGF리테일 본사 한 직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상생안에 반대하는 점주들에게 지원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일부 직원들은 해당 글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땡깡 피운다”고 점주들을 조롱하거나, “손 놓고 돈만 벌려는 사람들” 등의 비하 표현을 썼다. 또 “나라에 뭐라 해야지, 회사에 돈 맡겼나”, “하기 싫으면 말라고 해라.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들은 “반대하는 점주들이 개별적으로 협상을 통해 추가 지원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동의하는 점주들이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점주는 “우리들이 (상생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합의가 되지 않은 협약이었기 때문이지 더 좋은 조건으로 개별 협상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 기조에 맞춰 고안된 상생안을 개별 협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왜 반대하는지 듣지도 않으면서 ‘땡깡’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에선 점주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실상은 마치 거지들한테 몇 푼 주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그런 시선으로 점주들을 바라보니 반대하는 점주들을 ‘감사할 줄 모르고 말 안 듣는 사람들’로 치부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BGF리테일 본사 직원들의 대화 내용. <시사위크>

사측이 상생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또 다른 점주는 “상생안을 두고 동의한 점포만 지원하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본사 직원이 내가 하지도 않은 동의를 했다고 다른 점주들에게 말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점주들을 이간질시키는 전형적인 방식이다”라고 꼬집었다.

◇ CU 상생안, 무엇이 문제?

BGF리테일은 가맹점주협의회와 4개월간의 협의를 통해 지난 1일 상생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소수의 가맹점주협의회 대표들과 합의를 통해 결정, 발표되자 일부 가맹점주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상생안이 신규 점포와 24시간 운영점 지원에 치중돼 있어 ‘점포 늘리기’를 노린 꼼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신규 점포를 대상으로 매달 수익금이 일정 금액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는 월 수익금(최대 350만원+월 임차료)을 ‘최대 470만원+월 임차료’로 120만원 증액했다. 또 월 최대 30만원의 폐기지원금을 신설했다.

그러나 기존 점포에 대해선 전산·간판 유지관리비와 24시간 운영점에 한해 심야 전기료를 지원하는 데 그쳤다. 전산·간판 유지관리비 지원액은 월 4만~5만원이고, 심야 전기 지원율은 40% 선이다.

점주들은 “이번 CU 상생안은 ‘정부 눈치보기’ 식으로 부랴부랴 만든 허술한 상생안”이라며 “신규 점포를 늘리기에는 좋은 조건이지만 기존 점포들에게는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하다. 4개월간 무슨 협의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생안을 반대하는 점주들은 ‘밀실 협의’ 논란을 일으킨 사측과 점주협의회를 조사해 달라며 청와대에 청원까지 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의 내용을 동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며 “하지만 불리하진 않더라도 내용상의 현저한 차이를 둘 경우 차별적 취급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생협약은 점주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점주들의 환영을 받는데, 상당 점주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면 다시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BGF리테일 측은 “본사 직원들이 거짓 회유를 하며 동의서를 받을 이유가 없다”라며 “자발적인 의사만 받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커뮤니티 대화에 대해서는 “일부 직원들이 익명성에 기반한 커뮤니티에서 나눈 대화일 뿐 사측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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