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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122)] ‘낭만캠핑’ 차박, 자칫하면 범법자된다고?   
2020. 09. 11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캠핑 여행이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을 이용한 ‘차박 캠핑’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차박 캠핑을 둘러싸고 불법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한국G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캠핑 여행이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을 이용한 ‘차박 캠핑’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차박 캠핑을 둘러싸고 불법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한국GM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캠핑 여행이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을 이용한 ‘차박 캠핑’이 대세로 떠올랐다. 간편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데다 한적한 장소에서 나만의 힐링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부상했다. 고가의 캠핑카가 아닌, 자신의 차량으로 소박한 캠핑을 즐길 수 있어 캠핑 초심자가 입문하기도 쉽다.

이 같은 차박 열풍으로 최근엔 차량 공간이 넉넉한 레저용(RV) 차량과 캠핑 용품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진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 2월 어떤 종류의 차량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자동차 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차박캠핑 시장에 달아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차박 캠핑을 둘러싸고 불법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산·하천· 해변서 어디든 캠핑 가능?… 야영·취사 행위 제한구역 많아

차박은 자동차와 숙박의 합성어로, 차량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여행 방식을 뜻하는 신조어다. 대체로 ‘차박 캠핑’은 차량에서 단순히 휴식과 잠을 취하는 행위를 넘어 간단한 캠핑 행위를 하는 것까지 포괄하고 있다. 차박 캠핑러 중에는 차량과 연결한 텐트를 설치해 야영 행위를 하거나 취사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차박은 자신의 일반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내부 공간이 넉넉한 차량이나 개조된 RV 차량을 이용해 차박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상에선 “차박 캠핑이 불법인가요?”라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는 어떨까.  

우선 차량에선 잠을 자거나 쉬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은 없다. 다만 차량 주정차 과정에서 제한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차박 캠핑을 즐기기 위해 자동차 진입 불가 지역이나 주정차금지 구역 등에 차량을 주차하는 것은 안 된다. 이를 어겨 단속에서 잡힐 경우엔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그렇다면 야영 행위는 어떨까. 사전적 의미로 ‘야영’은 휴양을 목적으로 야외에 천막을 쳐 놓고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차박 캠핑러들은 그늘막이나 텐트를 차량과 연결해 쳐놓고 캠핑을 즐기고 있다. 캠핑 장소는 산, 하천, 바닷가 해변 등지로 다양하다. 

문제는 현행법상 일부 구역에선 야영 행위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공원법 제27조에 따르면 자연공원 내에선 지정된 장소 외에 야영행위는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천에서의 야영 행위도 제한이 걸려있다. 하천법 제46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하천에서 야영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닷가 해변에서의 야영 행위도 정해진 기간과 구역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차박 캠핑 과정에서 불법 논란이 뜨거운 이슈는 ‘취사 행위’다. 산, 하천, 바다 등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는 각종 규제로 막혀 있다. 우선 산림보호법 34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산림 또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야영이 허가된 야영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역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사 행위가 금지되는 셈이다. 이를 어길 시엔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연공원법과 하천법에도 하천과 자연공원 인근에서 취사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사실상 지자체가 허가한 야영구역 외에 하천과 산 등지에서 취사 행위가 제한되는 셈이다. 바닷가 해변구역에서도 구역과 기간에 따라 제한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지자체들은 통상 여름 시즌을 한해서만 일부 해수욕장 인근 구역에서 취사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있다.  

◇ 지정된 야영 구역 외에서 불 피울 시 과태료 처벌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모든 해수욕장 인근에서 차박 캠핑을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각 지자체는 일부 해수욕장에 한해서 일정 기간 동안 특정 구역에서 취사와 야영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열어두고 있다”며 “그 외 구역에선 캠핑 행위가 제한된다. 캠핑을 할 수 열어둔 곳도 특정 기간이 지나면 캠핑을 할 수 없어, 이를 어기면 불법이 된다”고 말했다.  

차박캠핑에서 유독 불법 논란이 뜨거운 것은 취사 행위다. 허가받지 않는 산림, 하천, 바다 인근에서 취사 행위는 법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차박캠핑에서 유독 불법 논란이 뜨거운 것은 취사 행위다. 허가받지 않는 산림, 하천, 바다 인근에서 취사 행위는 법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차량 안에서 취사 행위는 어떨까. 현행법상 차량 안에서 취사 행위를 제한하는 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차량 공간은 일종의 개인 소유의 공간”이라며 “차량 공간 안에서 취사 행위를 제한하는 법령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캠핑업계에선 차량 내 취사 행위를 놓고 애매한 지점이 존재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김한수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상임이사는 “차량 안에서 취사 행위를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령 자체는 없지만, 머무르고 있는 공간을 누구의 공간으로 보느냐에 따라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놓고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선 차량 실내를 별도의 개인 소유의 공간으로 본다는 관점 아래, 합법적으로 주차된 차량 공간에서 취사 행위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반면 차량이 머무는 공간 전체를 관할 감독 구역으로 확장시켜 바라볼 경우엔 다소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다만 차량 내 취사행위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제 행위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취사 설비를 갖춘 캠핑카가 아닌 일반 차량에서 화기 사용은 안전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요약하자면, 차량 안에서 쉬거나 잠을 자고, 간단한 취식 및 취사 행위를 하는 정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물론 차량 밖에 가벼운 테이블을 설치해 앉아 있는 정도의 행위도 괜찮다. 반면, 허가 받지 않는 곳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 행위를 하거나, 불을 피우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 단속 부실해 법 유명무실… 시스템 마련 필요성 부상 

문제는 이런 법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인터넷 블로그, 카페 등에선 바닷가 해변과 하천 노지에서 불을 피고 요리를 하거나 이른바 ‘불멍(장작불을 피우고 멍하게 바라보는 행위)’을 즐기는 사람들의 영상과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상당수는 허가 받지 않는 곳에서 캠핑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박 캠핑을 두고 불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선 제대로 된 단속이 되지 않고 있는데다 캠핑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아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한수 상임이사는 차박 캠핑이 합법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는 너무 많은 규제를 갖고 있다”며 “현행법상 다양한 규제를 감안하면 사실상 차박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차라리 차박 캠핑이 가능한 구역을 합법적으로 만들어주고, 이를 강력하게 단속하는 정책을 만드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국관광공사도 건전한 차박캠핑 문화 구축을 놓고 고심을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차박 캠핑 수요가 늘면서 공사 차원에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최근 RV 차량을 개조해 차박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재 RV 차량 전용 캠핑장은 없는 상황이다. 기존 캠핑카와 카라반 등은 전용 캠핑장 공간이 있고 제도권 틀 안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에 최근 차박 캠핑 형태도 기존의 제도권 틀 안에 포함시켜 대책을 마련할지를 놓고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또 다른 대안으로 규제 완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캠핑 제한 구역을 풀고, 감독 강화 및 편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다. 

※ 최종결론: 사실 
 

근거자료 

- 산림보호법 
- 자연공원법  
- 하천법 
-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인터뷰 
- 김한수 캠핑아웃도어진흥원 상임이사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