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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우리 이혼했어요’, 정말 괜찮을까
2020. 11. 05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국내 최초 이혼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인 ‘우리 이혼했어요’ /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티저 영상
국내 최초 이혼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인 ‘우리 이혼했어요’ /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티저 영상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부부 예능’의 끝판왕이 나타났다. 부부들의 리얼한 성(性) 고민을 담는 걸 넘어서 이젠 이혼한 부부를 콘셉트로 한다. TV조선의 파격적인 시도인 ‘우리 이혼했어요’, 정말 괜찮을까.

이달 방영 예정인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 후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국내 최초 이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TV조선 ‘연애의 맛’ 이국용 PD와 KBS2TV ‘1박 2일’을 맡았던 정선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또 SBS ‘헤이헤이헤이’ 이후 13년 만에 재회한 신동엽·김원희가 진행을 맡아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 부부가 다시 만나 한 집에서 며칠간 생활해보며 서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결합 목적이 아닌 ‘좋은 친구 관계’로 지낼 수 있다는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로, 2007년 이혼한 선우은숙과 이영아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이혼은 11만800건으로, 재작년보다 2,100건 늘었다.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이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국내 최초 이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탄생이 납득되는 이유다.

다만 ‘우리 이혼했어요’의 파격적 시도가 단순히 화제성과 시청률만을 위한 도구로 소비되는 것이 아닐지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 특히 최근 JTBC ‘1호가 될 순 없어’와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가 부부들의 지나친 사생활 노출과 자극적 소재로 혹평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혼한 부부를 다뤄 방영 전부터 “선을 넘는 것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임미숙이 김학래의 도박과 외도 사실을 폭로해 논란이 일었던 ‘1호가 될 순 없어’ / JTBC ‘1호가 될 순 없어’ 방송화면
임미숙이 김학래의 도박과 외도 사실을 폭로해 논란이 일었던 ‘1호가 될 순 없어’ / JTBC ‘1호가 될 순 없어’ 방송화면

‘1호가 될 순 없어’는 초반 현실적인 희극인 부부의 일상을 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부부 갈등에만 초점을 맞춰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 아내들의 희생으로 인해 부부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노출시켰고, 임미숙이 남편 김학래의 도박과 외도 사실을 폭로하는가 하면 정경미가 남편 윤형빈의 소홀한 가정생활을 토로하는 등 자극적인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에 방송 직후 김학래와 윤형빈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과 악플에 휩싸이기도 했다.

‘애로부부’는 연예계 종사 중인 혹은 종사했던 부부들의 은밀한 성생활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파격적인 콘셉트로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에서도 배우 조지환 아내가 “(조지환이) 장소 불문하고 32시간마다 부부 관계를 요구한다”고 밝혀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부부들의 은밀한 성생활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앞세운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방송화면
부부들의 은밀한 성생활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앞세운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 채널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 방송화면

또 ‘우리 이혼했어요’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이 감돈다. ‘부부 예능’은 공감 형성이 필수인 만큼, ‘우리 이혼했어요’의 방송 취지를 시청자들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을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이혼했어요’ 제작진은 “파격적인 소재인 만큼 더욱 세밀하고 깊이 있는 접근으로 기존의 관찰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부부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라며 “서로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용서와 치유의 시간을 갖는 이혼 부부들을 통해 2020년 진짜 우리들의 현실적인 결혼, 그리고 이혼 이야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려를 이겨내고 ‘우리 이혼했어요’가 TV조선의 새로운 간판 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