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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날아라 개천용’ 배성우, 어쩐지 더 끌리는 이유
2020. 11. 13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날아라 개천용’으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성우 / SBS ‘날아라 개천용’ 방송화면
‘날아라 개천용’으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성우 / SBS ‘날아라 개천용’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평범함’을 연기할 때 유독 빛나는 배우가 있다. 화려한 액션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현실 연기의 달인’ 배성우의 이야기다.

배성우는 지난 10월 30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연출 곽정환, 극본 박상규)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해 명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tvN ‘라이브’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안방극장 행보이자, 두 번째 드라마 주연작이다.

‘날아라 개천용’은 억울한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대변하는 두 남자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 다룬 작품이다. 소설 ‘지연된 정의’를 토대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재심사건’을 주요 소재로 한다.

‘지연된 정의’가 기자 출신인 박상규 작가의 취재 경험을 고스란히 담은 만큼, ‘날아라 개천용’은 첫 회부터 실제 사건들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박상규 작가가 드라마 대본을 직접 집필해서인지 약자들의 이야기에 ‘리얼리티’가 살아있어 묵직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박상규 작가는 자신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극의 중심에 배치했다. 그게 바로 배성우가 맡은 생계형 기자 박삼수다. 현재 배성우는 곽정환 감독의 ‘유쾌한 재미’가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실현시키는 일등 공신으로 시청자들을 브라운관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박상규 작가를 모티브로 한 박삼수 역을 완벽 소화하는 배성우 / SBS ‘날아라 개천용’ 방송화면
박상규 작가를 모티브로 한 박삼수 역을 완벽 소화하는 배성우 / SBS ‘날아라 개천용’ 방송화면

부스스한 머리와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하는 배성우는 차진 생활 밀착형 연기로 사람 냄새를 풍기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수중에 50만 원이 없어 쩔쩔매는 모습에선 ‘짠내’마저 느껴진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는 캐릭터의 감칠맛을 더하고, 권상우(박태용 역)와의 완벽한 ‘브로맨스’는 드라마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래서인지 배성우가 그려내는 기자는 조금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흔히 봐온 펜의 힘을 자신의 권력과 돈에 이용하는 악한 기자도, 하나의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모든 걸 쏟아붓는 열정파 기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아저씨에 더 가깝게 보일 정도로 투박하면서도 솔직하게 캐릭터를 표현한다. 약자를 돕는 권상우 편에 서면서도 “우리는 뭘로 먹고 삽니까?”라고 틱틱 거리는 장면이 대표적 예다. 

뿐만 아니라 배성우는 “돈 받고 싸운 사람들은 돈 안 받고 싸운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고 외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가 하면, 약자 편에서 같이 아파하고 분노하고 정의감을 내비치는 등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한다.

‘라이브’를 통해 사람 냄새나는 경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데 이어, 이번엔 정감 가는 기자가 돼 시청자들을 빠져드게 만든다. 배성우의 현실 연기가 또 한 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