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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을 만나다
[사회적기업을 만나다⑫] 뚜벅뚜벅 이어진 발걸음, 어디까지 왔나
2020. 11. 27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기업은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 목적으로 추구하며 사회적 가치를 거스르기 쉽다. 반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각종 공익단체나 활동가들은 늘 경제적 문제에 부딪히곤 한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사회적기업이다.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자본주의와 공익의 맹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초고령화사회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는 우리 사회에선 그 역할과 가치가 더욱 강조될 전망이다. <시사위크>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사회적기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본다.

2007년 본격 태동한 사회적기업은 현재 2,700여개 이상이 활동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007년 본격 태동한 사회적기업은 현재 2,700여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시사위크>는 자본주의·시장경제 체제의 빈틈을 메우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2018년 <사회적기업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기획을 시작했다. 이후 2년여에 걸쳐 11개의 사회적기업을 소개해왔다. 

그 사이 사회적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존재감과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아울러 더 많은 사회적기업이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선 또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들도 적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급격한 변화는 사회적기업에게도 피할 수 없는 여파를 미치고 있다.

어느덧 저물어가는 2020년, 우리의 사회적기업은 어디까지 왔고 또 어디로 향해야 할지 진단해본다.

◇ 2007년 걸음마 뗀 사회적기업, 50배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일, 올 들어 다섯 번째 사회적기업 육성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87개의 사회적기업을 새로 인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인 사회적기업은 총 2,704개로 늘어나게 됐다. 

국내에서 사회적기업이 본격 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마련됐고, 첫해 55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이후 13년 만에 사회적기업의 숫자가 50배 증가한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증가세는 최근에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2018년 처음 2,000개를 넘어, 지난해 말 기준 2,435개였던 것이 1년 만에 다시 269개 증가했다. 이는 시장경제 체제 및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가 그만큼 많고, 그 공백을 사회적기업이 메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꾸준히 늘고 있는 사회적기업은 무척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문화예술, 청소, 교육, 사회복지, 환경 등 주로 공적인 영역과 밀접하다. 특히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상당히 독창적인 사회적기업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일반 기업처럼 이윤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면 불가능했을 사업들이 많다.

아울러 사회적기업은 일자리, 특히 취약계층 일자리를 확충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총 고용 규모는 5만 명이 넘고, 이 중 취약계층 고용은 절반이 넘는 3만여 명에 달한다.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하면 사회적기업의 고용창출 규모는 3~4배가량 증가했다.

◇ 자생력 강화는 숙제… 코로나19도 헤쳐 나가야

하지만 개선 및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사회적기업이 자생력, 즉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확실하게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기업 중엔 가치 있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지원기간이 종료된 뒤 버티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금까지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은 총 3,212개인데, 이 중 현재 활동 중인 곳은 2,704개다. 나머지 500여개의 사회적기업, 15.8%는 어떤 이유에서든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일선 현장에서 직접 만난 사회적기업 관계자들 중엔 사회적기업 육성의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았다. 사업 내용이 지닌 가치와 의미 못지않게 지속가능한 구조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양적 확대보단 질적 성장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적기업의 전반적인 성장세에 비해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의 의미와 가치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잘못된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코로나19 시대’를 헤쳐 나가는 것 역시 사회적기업 앞에 놓인 중대과제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 및 경제를 완전히 뒤바꿔놓고 있다. 일부 수혜를 보는 업종도 있지만, 대부분 심각한 어려움에 빠진 상태다. 대부분 규모가 작고 영세한 사회적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코로나19 시대엔 사회적기업의 존재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거대한 변화 속에 각종 사회적 공백 또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