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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스타트업’ 강한나의 빛나는 열연
2020. 11. 30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스타트업’에서 열연하고 있는 강한나. /tvN
‘스타트업’에서 열연하고 있는 강한나. /tvN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재발견이다. 강함과 여림을 오가는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설득력을 높이는 열연, 흠잡을 데 없는 캐릭터 소화력까지. 귀에 쏙쏙 박히는 명확한 ‘딕션’은 덤이다. ‘스타트업’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배우 강한나를 두고 한 말이다.

강한나는 현재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연출 오충환, 극본 박혜련)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작품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의 성장과 설레는 로맨스를 흥미롭게 담아내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강한나는 학력, 미모, 재력 모든 것을 다 가진 CEO 원인재로 분했다. 재벌 2세 타이틀이 오히려 약점인 그는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기를 쓰고 성과를 내지만, 결국 재벌 아버지에게 버려진다. 다시는 사냥이 끝나면 버려지는 ‘개가 되기 싫어’ 스타트업에 도전한다. 

원인재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헤어진 동생 서달미(수지 분)와 초반부터 갈등 구조를 형성하는 인물이다. 강하나는 특유의 도도한 매력으로 냉정한 카리스마의 원인재를 완성했다. 당당한 태도와 다부진 눈빛부터 재벌가 딸 특유의 여유 넘치는 행동과 서달미에게 지지 않으려는 날 선 기세로 극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극이 진행될수록 원인재의 내면의 아픔이 공개되며 강한나의 연기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겉으로는 부족함 없는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내면은 여리고 외로움 가득한 원인재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스타트업’을 빛내고 있는 강한나. /tvN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스타트업’을 빛내고 있는 강한나. /tvN

특히 자신을 친아들의 디딤돌로 여긴 새아버지 두정(염효섭 분)의 횡포에 자기 발로 회사를 나오는 ‘사이다’ 면모로 통쾌함을 선사하더니,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는 원인재의 모습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원인재는 악역이라면 악역이다. 과거 엄마를 따라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동생 서달미를 지독하게 견제하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남의 추억 정도는 쉽게 빼앗아가기도 한다. 생업을 지켜내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을 그저 귀찮은 골칫거리로 치부하고, 날카로운 독설도 서슴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인재가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건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는 강한나의 열연 덕이다. 능력 있는 CEO의 모습부터 주체적이고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 할 말은 다 하는 ‘걸크러시’ 면모까지. 매력적이고 현실감 있는 악역을 완성해냈다. 강한나가 아니었다면 원인재가 서달미 못지않게 빛날 수 있었을까.

강한나는 독립영화로 내공을 쌓은 뒤 2013년 개봉한 영화 ‘롤러코스터’로 본격적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영화 ‘친구2’(2013)에서 김우빈(최성훈 역)의 연인 아람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고, 2015년 첫 스크린 주연작 영화 ‘순수의 시대’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6년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부터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7~2018), tvN ‘아는 와이프’(2018), ‘60일, 지정생존자’(2019), ‘귀피를 흘리는 여자’(2019) 등 블랙코미디부터 액션, 멜로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다.

또 지난 1월부터 KBS Cool FM ‘강한나의 볼륨을 높여요’의 ‘DJ 한디’로 활약하며 청취자들과 소통하는가 하면, SBS ‘런닝맨’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남다른 예능감을 드러내며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트업’ 역시 강한나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매 작품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지만, 원인재로 분한 강한나는 그가 얼마나 단단한 연기 내공을 지녔는지 새삼 확인하게 했다.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겨둔 가운데 강한나가 얼마나 더 빛나는 열연을 선보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