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이수민의 ‘알레오 K리그’
김상식 선택한 전북, ‘황금기’ 이어질까
2020. 12. 18 by 이수민 기자 sooomiiin@hanmail.net
전북현대가 최강희, 모라이스 감독에 이어 김상식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 /뉴시스
전북현대가 최강희, 모라이스 감독에 이어 김상식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우리에게도 익숙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28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팀을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발돋움시켰다. 이 기간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13번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 이후, 우승이 익숙하던 맨유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뒤 맨유는 단 한 번도 프리미어리그 정상을 탈환한 적이 없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음에도 말이다. 이는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북현대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K리그 최강팀이다. 2009년 창단 첫 K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2년 동안 무려 8번이나 정상을 지켰다.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4시즌도 두 차례는 준우승, 두 차례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K리그 역사상 최초의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으며, FA컵 우승까지 더해 ‘더블’을 달성했다.

맨유의 영광이 퍼거슨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면, 전북엔 최강희 감독이 있었다. 2005년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첫해부터 FA컵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이듬해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2009년부터는 K리그를 정복하기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이 전북에게 안긴 K리그 우승컵은 6개에 달한다. 

이처럼 전북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그는 중국으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았고, 결국 2018년을 끝으로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떠났다. 

최강희 감독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하지만 전북은 맨유와 달랐다. 포르투갈 출신의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최강희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고, 전북은 흔들리지 않았다. 울산현대의 거센 도전으로 다소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게 2년 연속 K리그 우승을 선물했다. 

이렇게 최강희 감독과 모라이스 감독은 서로 바통을 이어받으며 K리그 4연패 위업을 완성했다.

이제 전북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모라이스 감독과의 2년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재계약 없이 결별하게 됐다. 모라이스 감독은 중국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한 번 기로에 서게 된 전북의 선택은 조금은 뜻밖이다. 전북은 차기 감독으로 김상식 수석코치를 내정하고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그를 보좌할 화려한 코치진 구성 소식도 전해진다.

김상식 수석코치는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등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낸 바 있다. 프로생활을 시작한 성남일화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었고, 2009년엔 전북에 합류해 역시 황금기로 이끌었다. 

2013년 플레잉코치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그는 곧장 전북 코치진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최강희 감독과 모라이스 감독을 모두 보좌하며 수석코치 자리까지 오른 그다. 선수로서는 물론 코치로서도 능력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존재감 또한 뚜렷했다.

전북이 김상식 수석코치를 선택한 이유는 자명하다. 선수 시절 팀의 황금기를 열어젖힌 주인공이고, 코치로서는 최강희·모라이스 두 명장을 모두 보좌했다. 여러 방면에서 전북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기도 하다. 즉, 전북은 지금까지 구축해온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믿는 선택을 한 셈이다.

물론 이는 모험이기도 하다. 김상식 수석코치가 아직까지 감독으로서의 경험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뛰어난 선수, 뛰어난 코치가 반드시 뛰어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감독 김상식’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전북의 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모기업의 지원 역시 탄탄하다. 하지만 이는 퍼거슨이 떠난 맨유도 다르지 않았다. 전북이 또 한 명의 명장을 배출하며 K리그 절대강자의 면모를 이어가게 될지, 익숙하지 않은 실패를 마주하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