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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일용직 근로자 ‘블랙리스트’ 운용 논란
마켓컬리, 일용직 근로자 ‘블랙리스트’ 운용 논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21.03.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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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가 일용자 근로자들의 블랙리스트 명단을 만들어 채용대행업체들과 공유하며 취업을 방해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마켓컬리가 일용직 근로자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운용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근무태도가 불량한 근로자들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리고 일용 근로계약에서 배제시켜온 것인데,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 금지 위반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랙리스트 명단을 채용대행업체들과 공유하며 취업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서다.  

◇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해… “일용직 근로자 취업 방해”   

마켓컬리(법인명 컬리)는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온라인 유통사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은 8일 마켓컬리의 운영하는 법인 ㈜컬리와 최고경영자인 김슬아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강남고용노동지청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고발장을 접수한 권오성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소장(성신여대 교수)은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근로자 500여명의 성명,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 명단을 엑셀파일 형태로 작성하고 이를 사용해 일용직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고발 취지를 전했다.

마켓컬리는 업무지시를 불이행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근무태도가 좋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일용직 근로자들을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린 뒤, 해당 정보를 채용대행업체 관계자들과 공유하며 취업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측은 블랙리스트 명단이 마켓컬리 직원과 대행업체 담당자들이 모인 단체 메신저 방을 통해 공유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소장은 “마켓컬리와 협력업체가 노동자 블랙리스트 정보를 공유하는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메신저 방의 캡쳐본을 제보를 통해 입수했다”며 “취업 방해 목적으로 블랙리스트 명단을 외부와 공유하는 것은 심각한 범죄 행위는 만큼, 압수수색을 통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 40조(취업방해 금지)에 따르면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해서는 안 된다. 취업 방해 금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 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노무 전문가들은 블랙리스트 명단이 채용 대행업체 관계자에게 공유됐다면 근로기준법 위반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정해명 법무법인 상상 노무사는 “채용의 자유는 기업의 고유의 권한이기에 근로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근로자의 채용을 기피할 수도 있다. 블랙리스트도 단순한 회사 내부 자료로만 존재했다면 문제를 삼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해당 블랙리스트 명단을 취업을 제한할 목적으로 채용 대행업체와 공유했다면 그건 현행법 위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하경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회사가 근로자의 취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의) 누군가, 단 한 사람에게도 정보를 공유했다면 죄가 성립이 된다. 예를 들어, 채용대행업체가 정보가 공유된 사실이 확인됐다면 법 위반 사유가 된다. 취업방해죄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도, 위험이 발생하면 성립된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측은 채용이 배제되는 ‘블랙리스트’ 근로자 명단이 존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내부적으로만 운용했을 뿐 채용대형업체와 정보를 공유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 마켓컬리 “블랙리스트 명단 내부에만 존재, 채용대행업체와 공유 안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근태가 문제가 있는 근로자 명단인 사고이력대장을 만들어 내부적으로 관리한 사실은 있다”며 “사용자 입장에선 업무지시불이행, 업무지 무단이탈 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일으킨 근로자들을 채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작은 사안으로 블랙(명단)에 오르는 것은 아니며, 내부에서 심각한 도난 문제를 일으켰다거나, 근무태만 문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을 때, 해당 명단에 올려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종의 블랙리스트 명단을 채용대행업체 등 외부에 직접 공유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블랙리스트는 회사 내부 자료로만 관리해왔다”며 “블랙 명단에 오른 근로자가 채용대행업체를 통해 채용신청이 오면, 업무에서 배제했다. 예컨대 100명의 채용신청 근로자 중 5명의 블랙 근로자가 포함돼 있다면, 5명을 빼고 95명만 보내달라고 하는 방식으로만 운용했다. 이 과정에서 채용대행업체와 블랙 근로자 명단을 일일이 공유하거나 채용 거절 사유를 회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단이 일일이 공유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블랙리스트 운용이 사회 통념상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블랙리스트 운용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한 일용직 근로자는 부당하게 블랙리스트에 올라 업무에서 배제됐다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근로자는 사업장 내 문제점을 내부 고발한 것이 블랙리스트에 지정된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 측은 “최근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낸 근로자는 업무지시불이행, 업무지 이탈 등 지속적인 문제점이 노출된 사람”이라며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마켓컬리는 지난달부터 블랙리스트 운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운용이 사회 통념과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노동청에 고발 조치된만큼, 이번 논란을 둘러싼 후폭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