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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종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서 현지 협력업체에 횡포 논란
현지 협력업체 A대표, 지난해 연말 공정위 등에 민원 제기
[단독] 현대건설, 해외서도 ‘갑의 횡포’ 논란
2014. 01. 06 by 정소현 기자 coda0314@naver.com

▲ 사진은 지난해 5월 한국도심공항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10주년 기념식 및 특별강연에서 정수현(우측) 현대건설 사장과 허명수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는 모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인도네시아 현지 토목업체가 현대건설(사장 정수현)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수십년간 토목업체를 운영해온 A대표는 지난해 연말, 한국을 찾아 공정위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현대건설의 불공정 행위를 비롯해 소위 ‘갑의 횡포’에 대해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했다.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현지 협력업체에 부당한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 민원의 골자.

◇ 공사항목 일방적 탈취 의혹

민원의 내용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A대표가 운영하는 H사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20여년의 공사경험이 있는 중견건설사로, 토목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하면서 현지 협력업체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건설사가 담당하는 공사인데다, 모국 기업이 먼 타국땅에서 큰 사업을 벌인다는 점에서 A대표는 반가움과 뿌듯함마저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동포’ 기업인 현대건설은 H사와의 계약단가를 변경하거나, 공사항목을 일방적으로 탈취하는 등 이른바 ‘갑의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다.

A대표가 제기한 민원내용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H사가 수행하는 ‘숏크리트작업(shotcrete : 분무기로 뿌려서 사용하는 콘크리트로, 절개지 비탈면에 콘크리트를 뿌리는 작업을 의미함)’을 일방적으로 빼앗았다. 해당 공사를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인데, 문제는 계약서를 변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해당 작업에서 나오는 이익은 현대건설이 가지고 비용과 세금처리는 H사에 넘기겠다는 의미다.

이에 H사가 항의하자 현대건설은 “관행”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였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다. 현대건설은 수주 당시와는 달리 계약 단가를 변경했다는 게 A대표 측 주장이다. 

A대표는 참다못해 인도네시아 사업을 잠시 접어두고 한국으로 입국, 공정위와 국민권익위 등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건설 현장에서 현대건설의 횡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협력업체는 비단 A대표뿐만 아니다.

업계 및 현대건설 협력업체 관계자 등의 증언을 모아보면, 특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 현대건설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동관리계좌’ 때문인데, 해외 사업장의 선수금을 공동관리계좌에 넣어두고 해당 사업장에 들어간 비용임을 확인한 후 자금을 집행하도록 하고 있어 협력업체 입장에선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초기 자재를 구매할 때도 협력업체가 스스로 이자부담을 해야 하고 사후 선수금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융통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 현대건설 계동사옥.

◇ ‘하청업체 쥐어짜기’로 해외수주 1,000억불 달성?


심지어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가장 일하기 어려운 건설업체가 현대건설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어떤 식으로든 횡포를 부린다 하더라도 특별한 제재를 할 수 없다는데 있다. 국내에서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피해보상 내지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지만 해외 현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쉽게 국내에 알려지지 않는데다, 국내와 같이 ‘하도급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딱히 손을 쓸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H사의 대표가 국내에 들어와 해당 내용에 대해 민원을 넣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H사 측이 입찰단가를 워낙 낮게 써낸데다,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자금난에 쪼들리자 그런(민원을 접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우선 계약단가를 변경한 것에 대해 “H사 측의 형편을 고려해 그런 것”이라면서 “선행공정과 후속공정에 따라 단가를 변경한 것인데, 이는 H사의 사정을 봐서 현실적 단가로 조정한 것이다. 또 이는 서로 합의하에 계약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공사항목을 탈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측은 “계약서 상 특정 항목에 대해 당사(현대건설)가 직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자신들이(H사) 공사를 수주해놓고 숏크리트 작업을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현대건설에 직접 공문을 넣어 ‘해당 공사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지, 우리(현대건설)가 강제로 빼앗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현대건설은 “공정위와 권익위 측에 이 같은 내용으로 소명을 다 했다”면서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A대표와도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협의중”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여전히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논란은 현재 진행중이라는 의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수주 누계 1,000억달러를 달성했다. 정확하게는 총 1,010억527만달러, 한화로 약 107조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2일 시무식 겸 신년사에서 “현대건설은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해외수주 누계 1,000억불을 달성하여, 대한민국 건설업계에 새 역사를 창조했다”고 현대건설의 노고를 치하했다.  

현대건설의 1,000억불 달성이 더 높이 평가받는 것은 100조원이 넘는 그 천문학적인 숫자 때문이 아니다. 불모지의 땅에서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을 통해 이뤄 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먼 타국땅에서, 외로움과 싸워가며 ‘건설강국’이라는 꿈을 이뤄낸 희망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이 해외에서 ‘협력사 쥐어짜기’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면, 혹은 협력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과 고통이 적잖이 배어있는 것이라면 ‘1,000억불 금자탑’이라는 영광은 그 빛을 바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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