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준용 씨의 취업특혜 의혹은 2012년에 이어 2017년 대선 국면에서 재점화됐다. 이번엔 1대1 경쟁률과 응시원서가 문제가 됐다. 결국은 다시 원점이다.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낼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에게 입김을 불어넣은 게 아니냐는 얘기다. 문재인 후보 측은 답답한 표정이다. 외부 응시자의 경우 8명이 지원했고, 공고에는 없었지만 인력 필요가 제기된 동영상 분야에 마침 수상실적 등을 가진 준용 씨가 선발됐다는 게 문재인 후보 측의 주장이다.
◇ “오죽했으면…” 동기·선후배 실명 내걸고 의혹 반박
공방은 준용 씨의 친구들로 확대됐다. 불씨를 지핀 것은 국민의당이 공개한 녹취록이다. 해당 녹취록에는 준용 씨의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 동료라고 소개한 A씨가 변조된 목소리로 “(준용 씨가) 아빠가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면 내면 된다는 말을 했다.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서 했던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준용 씨가 문재인 후보의 지시로 고용정보원에 채용원서를 제출했다는 것. 뿐만 아니다. A씨는 해당 사실을 당시 파슨스 동료들도 다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준용 씨의 또 다른 친구가 나섰다. 대학 동기로 알려진 오민혁 씨와 송용섭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과 인터뷰한 인물에 의심을 나타냈다. 민혁 씨는 “내가 주위에 모르는 친구 없는데 허위 날조하고 있다. 파슨스 (동료라는 사람이) 누구냐”며 실명 공개를 요구했고, 용섭 씨는 “(준용 씨가) 평소에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지도,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다”면서 ‘휴직하고 대학원 입학 한 다음에 굳이 동료에게 원서 제출(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했겠느냐’는 취지로 반박했다.
상호 씨는 “자신이 국민의당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공개한 가까운 동료 인터뷰는 가짜가 분명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준용 씨는 자기 부모 얘기를 자랑삼아 떠벌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후보 측은 “오죽했으면 준용 씨 친구들이 직접 인터뷰를 부인하고 나섰겠는가” 반문했다. 민주당은 김인원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과 익명 제보자 등 3명을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 혐의로 검찰 고발을 예고하면서 익명 제보자의 신상 공개를 요구했다.
결국 공방은 검찰 수사로 확대될 조짐이다. 국민의당 측도 김태년 특보단장과 고발을 주도한 민주당 관계자들을 무고 혐의로 고발할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김인원 부단장은 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상호 씨는 애초부터 증언 대상자가 아니었다”면서 “양심적 제보를 한 준용 씨의 동료는 두 사람이다. 한 사람만의 제보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할 정도로 무모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리어 그는 “애먼 친구들이 무슨 잘못이냐”며 준용 씨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공방이 거세질수록 준용 씨의 친구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건국대 동기 및 선후배 44명은 성명을 내고 정치권의 무책임한 허위 사실 유포 행위에 실망과 분노를 표시하며 “부당한 공격을 즉각 멈춰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준용 씨가 “학부 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영상예술 분야 동아리 활동을 주도하는 위치”였고, “4회의 국내 공모전 입상은 이 분야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로써 “단 한 곳의 공모전에만 입상해도 탁월한 실력자로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준용 씨를 대신해 팔을 걷어붙인 친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