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비상임이사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비상임이사

지난 15일 토요일 오후 3시경, 카카오데이터센터의 화재로 많은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갑작스럽게 카카오톡 메신저가 먹통이 되고, 카카오맵 내비게이션이 반응을 하지 않고, 카카오 페이가 작동하지 않아 결제를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후에 발생된 이 사고는 저녁이 되면서 카카오T의 문제도 수면 위로 등장시켰다. 시민들은 호출앱으로 택시를 잡지 못하자 길거리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아탔다. 마치 아날로그 시대로 귀환한 듯한 상황이었다.

단편적인 듯 보이지만, 불편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택시만 놓고 보아도 카카오T를 대신해 길에서 택시를 잡거나, 택시 업체에 직접 전화해 택시를 호출하거나, 다른 택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각자의 살길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장애인은 어떨까. 카카오데이터센터 화재는 장애인의 일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뜩이나 어려운 이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장애인 콜택시’라 불리는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가 전국에 도입되었지만 여전히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의 수가 적어서 장애인들의 이동은 원활하지 않다. 과거에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려면 전화로만 호출을 할 수 있었다. 일반 택시의 과거 예약방식과 비슷했다. 하지만, 적은 차량 수와 많은 탑승자로 인해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고질적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가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해 예약·대기시간·차량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 콜택시 예약 애플리케이션은 말이 느리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음성통화가 어려운 장애인이나 스마트 기기에 생활 전반을 의존하는 최중증 장애인에게 아주 유용하다. 지도 위에 위치를 설정하기만 해도 되고, 검색어를 입력하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릴 수 있고 차량이 어디쯤 오는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서 길에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기능이 지난 15일 카카오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이 돼버렸다. 일단 카카오맵을 통해 지도 검색이나 위치 표기가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예약은 당연히 되지 않는다. 이미 차량을 호출해 탑승하려고 기다리는 고객의 경우에도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었고, 장애인 콜택시 차량 운전원은 목적지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면서 호출을 한 고객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워 혼선이 빚어졌다.

물론 모든 지자체의 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은 아니지만, 전국의 장애인 콜택시가 대부분 카카오맵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적지 않은 지역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애플리케이션 하나 먹통 되었다고 그리 큰 어려움이 있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전화통화가 어렵거나 디지털 디바이스에 의존도가 높은 장애인의 경우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경우 유일한 교통약자 이동수단이 장애인콜택시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날 하루의 이동을 포기해야 할 만큼 일상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장애인콜택시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장애인의 경우 길에 나가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아탈 수도 없다. 다른 교통수단이라도 있었다면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지만, 교통약자에게는 장애인콜택시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번 카카오데이터센터 화재에 대한 지자체의 대응은 눈여겨볼 만했다. 제주도와 전라북도의 경우 각각 오후 4시 20분과 4시 40분경 카카오 서버 오류를 인지하고 문자 안내를 보냈다. 서울은 오후 6시가 다되어서야 카카오데이터센터 화재로 지도 표기가 되지 않는다는 공지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전화로만 접수를 한다는 안내도 함께 보냈다.

물론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가 이틀 만에 복구가 되어 불편을 크게 느끼지는 않았지만, 만약 디지털 재해로 인해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우려가 커진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가 없이는 위치를 빠르게 찾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클 것인데, 그런 경우 장애인이나 독거노인 안심 서비스는 어떻게 작동 될 수 있을까. 카카오맵이 작동하지 않아 구조자를 찾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발달·지적장애인과 같이 때론 길을 잃기 쉬운 장애인의 위치를 GPS로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이번 카카오데이터센터 화재로 130여개 계열사 서비스가 마비되었다고 한다. 데이터 독과점에 따른 안전 문제와 일상에 불편을 가시화 하는 직격타였다. 그리고 매일매일 하루를 어떻게 이동해야하는지 걱정하는 장애인들에게는 이번 사태가 겨우 한 발짝 나아진 장애인 이동권 체계가 너무나 쉽게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계기다.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장애인 콜택시 예약 시스템을 개선해 어떤 디지털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원활히 운영될 수 있는 매우 탄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당연히 필요한 기반이지만, 상당한 개발비가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장애인이 길에서도 택시를 잡아 탈 수 있도록 유니버설 택시(Universal Taxi, 이하 UD택시) 도입을 통해 변수에 대응하는 것이다. UD택시는 장애인·비장애인은 물론 휠체어·유모차·반려동물도 탑승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택시’다. 두 개의 방안 중에서는 일상이나 비일상적 상황 언제든 대응 가능하도록 후자를 더 빠르게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서윤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비상임이사 프로필 
 

현)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비상임이사
현) 장애인문화예술원 비상임이사 
전) 한국방송공사 앵커 
전)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대표 
전) 한국장애인관광협회 대표이사 
전) 한국교통안전공단 비상임이사 
전) 서울관광재단 비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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