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공시 일타강사’로 나서봅니다.

서울제약 최대주주가 향후 3년간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서울제약 최대주주가 향후 3년간 보유 주식 전량을 처분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 16일, 코스닥 상장사 서울제약은 ‘기타 경영사항’을 공시했습니다. 제목은 ‘경영안정성 제고를 위한 최대주주 보유주식의 자발적 계속보유실시’인데요. 최대주주인 ‘2018큐씨피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유 중인 서울제약 주식 전량을 2025년 11월 16일까지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

최대주주의 지분 변동은 소위 ‘개미’라 불리는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합니다. 주식의 규모는 물론, 의미하는 바도 크기 때문이죠.

그리고 통상 최대주주의 지분 추가 매입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지분 처분은 주가 하락 요인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물론 여러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기도 하지만요. 무엇보다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 유지 여부는 해당 기업의 안정성과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안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때문에 최대주주 등이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지분을 처분하지 않도록 하는 성격의 장치가 존재하는데요. 방식은 크게 4가지입니다. 의무보유등록과 의무보호예수, 의무보유확약, 자발적 보유확약 등이죠. 의무보유등록과 의무보호예수는 각각 상장사와 상장을 앞둔 비상장사에 적용되는 것으로, 법적구속력이 존재합니다. 이와 달리 의무보유확약과 자발적 보유확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자, 자발적 보유확약은 최대주주 등에 해당되죠. 서울제약의 이번 공시는 자발적 보유확약에 해당하는 겁니다.

서울제약의 최대주주는 왜 이런 조치를 취했을까요?

이번 자발적 보유확약은 서울제약 주식 거래 재개와 발맞춰 이뤄졌습니다. 서울제약은 앞서 지난달 4일 회계 위반행위가 적발돼 과징금과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받았고, 이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주식거래가 중단된 바 있습니다.

이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조사를 진행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한 차례 기간 연장을 거쳐 지난 16일 최종 결정을 내렸는데요. 결론은 실질심사 대상 제외였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제약의 주식거래는 17일을 기해 재개됐죠.

서울제약 측이 밝힌 자발적 보유확약의 목적은 경영안정성 제고입니다. 회계 위반행위 적발과 이에 따른 주식거래 정지 등으로 뒤숭숭한 상황을 수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죠. 아울러 불미스런 사건에 따른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도 있을 겁니다.

사실, 문제가 된 회계 위반행위는 이전 경영진 시절 벌어진 일입니다. 서울제약은 2020년 3월 창업주 일가에서 큐캐피탈파트너스(서울제약 최대주주인 2018큐씨피13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 중)로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이후 서울제약은 과거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해 2016년~2019년에 대해 재감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실적이 사실과 달랐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관계당국 차원의 조사 및 조치로까지 이어지게 된 겁니다.

주인이 바뀐 이후 과거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서울제약이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기반으로 정상궤도를 되찾고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서울제약 ‘기타 경영사항’ 공시
2022. 11. 1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코스닥시장본부 서울제약 관련 ‘기타 시장안내’ 공시
2022. 11. 1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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