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최근 강력범죄 전과자들이 배민커넥트를 통해 배달 업무에 나설 수 없도록 약관을 개정하고 나섰다. / 뉴시스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최근 강력범죄 전과자들이 배민커넥트를 통해 배달 업무에 나설 수 없도록 약관을 개정하고 나섰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21년 2월, 20대 남성이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함께 탄 여성에게 신체 중요부위를 노출한 뒤 달아났다. 헬멧을 쓰고 있던 그는 유명 배달앱에 소속된 배달원이었다. 

이 사건 이전과 이후에도 배달원의 범죄행위나 부적절한 언행이 이따금씩 도마 위에 올랐고, 이를 둘러싼 우려 및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성범죄 등 중대범죄 전력이 있는 전과자들이 배달원으로 일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거듭됐다. 배달업 특성상 가정 등에 직접 방문하고, 주소도 노출되는 만큼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

2019년부터 강력범죄 전과자들의 택배업 종사가 일정 기간(최장 20년) 법적으로 제한되고 있는 점도 ‘전과자 배달원’을 둘러싼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유사한 업종임에도 배달원만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권익위는 2021년 3월 강력범죄 전과자의 배달업 종사 제한을 권고하며 관련 부처에 신속한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강력범죄 전과자들의 배달업 종사를 제한하기 위한 움직임도 꾸준히 이어졌다. 우선,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발의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잇따랐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난해 10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배달이나 대리운전 등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한편으론 전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달 일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 다소 지나친 조치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또한 이러한 제한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아동성범죄 전과자의 공무원 및 직업군인 취업을 영구 제한하는 국가공무원법 33조와 군인사법 1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배달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강력범죄 전과자들이 배민커넥트를 통해 배달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약관을 개정하고 나섰다. 배민커넥트는 오토바이뿐 아니라 자전거나 도보 등으로 배달 일을 할 수 있는 라이더 서비스다. 아직 이와 관련된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선제적 조치를 취한 모습이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의 이 같은 행보는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자체적인 약관 개정일 뿐, 강제성이 없는데다 당사자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범죄 경력을 확인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 측 역시 이러한 한계를 인정한다. 다만,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선제적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자, 자발적 계약 해지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강력범죄 전과자의 배달원 취업 제한을 둘러싼 논란이 마침표를 찍기 위해선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개별 업체 차원의 조치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도 개선 과정에서 강력범죄 적용 범위나 취업제한 기간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근거자료 및 출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 2
2023. 1. 17. 현재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의4호 등 위헌확인
2022. 11. 24.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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